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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알랭 드 보통 : 불안

by 글랜필드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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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면 왜 불안해하는가? 이러한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근본적인 불안의 원인을 알기 위함이다. 우리가 불안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지 못하면 우리 삶에서 불안을 떨쳐낼 수 없다. 우리는 그래서 순서를 다시 한번 처음으로 돌려할 필요가 있다. 성공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성공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성공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이라는 책에서 답해주고 있다. 

 

사랑의 역할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면 불안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랭 드 보통은 '사랑받지 못하는 삶을 살까 봐 두려워서'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이 중요한 이유는 사랑은 우리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여 그것을 통해 삶의 이유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면 그게 과연 살아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육체는 살아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란 당신이 살아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고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일깨워준다. 

 

현대사회의 불안

그런데 성공 때문에 불안한 이유가 또 하나 더 있다. 금방 다뤘던 근본적인 이유인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까 봐'도 당연히 포함이 되지만 이 두 번째 이유는 조금 더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현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의 불안이라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현대사회의 불안을 만드는 종류를 총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능력주의, 불확실성,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이다.

 

능력주의 사회의 불안

현대사회 때문에 우리가 성공의 불안을 느끼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능력주의 사회 때문이다. 과거 신분제 사회와는 달리 지금 사회는 자본이라는 성공의 기준과 비교적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즉 능력이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이것이 바로 능력주의 사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반대로 해석하면 우리가 성공 때문에 불안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고 하는 공정하고 공평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 노력한 사람,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된다. 반대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무능하고 나태하고 게으르며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 때문에 얼마나 사랑을 받느냐에 차이가 생기게 되고 내가 만약에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으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불안감과 공포감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금 제시한 논리가 만약에 타당하다면 그냥 수긍하겠지만, 사실 이 논리에는 분명한 오류가 있다. 그것은 성공은 내 마음대로, 내 의지대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성공의 불안을 느끼는 두 번째 이유로 바로 넘어가게 된다. 

 

성공의 불확실성

현대사회가 지금까지 가장 공평, 공정한 사회는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라는 말은 아니다. 이 세상은 애당초 불공정하고 불공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공을 위해서는 나의 노력과 의지를 떠나서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 '운'도 엄청 크게 작용하고 '태생적인 환경'도 무시 못할 것이고 '시대에 맞는 재능'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초연결 사회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도 무시 못한다. 다른 국가의 경제가 피해를 입게 되면 우리나라의  경제도 영향을 끼치게 되고 우리의 삶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 성공이라는 것은 내 노력과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 인해서 패배감도 느끼고 모멸감도 느끼서 이런 감정들이 우리의 불행한 삶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불안의 해결 방법 ▶ 분별력과 진실된 사랑

자 그렇다면 성공의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에서 이러한 해법들을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이다. 이러한 능력주의 사회 속에서 성공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부질없는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분별력을 통해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공의 사랑은 조건이 있는 사랑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조건이 없는 사랑도 있다. 내가 어떤 조건을 갖추었느냐에 상관없이 나를 그냥 사랑해주는 것 말이다. 가까운 예로는 가족이 있겠고 정말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것은 이 두 관계보다 더 중요한 조건 없이 사랑해 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 자신은 이 불합리하고 조건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조건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들면 '나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며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꽤나 괜찮으며 나는 살아있기에 충분한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인식을 나 자신에게 얻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감정들로 나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만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타인과 완전히 분리되어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것은 타인의 사랑을 떠나 자기 자신의 사랑을 통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용기를 가지라는 것이다. '그런 기준에 속해있지 않더라도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낮은 지위에 있던 높은 지위에 있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 너 자신이 중요한 거야'라는 위로를 이 책이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타인과 함께 하는 삶, 성공을 소망하는 삶이 꼭 나쁘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안의 악기능이 존재하지만 불안의 순기능도 존재한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그 불안이라는 것이 성공에 대한 의지와 동기부여가 될 수 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항상 악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은 아니다는 거다. 

 

마무리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는 건 엄청나게 오만한 생각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부처님, 예수님, 소크라테스, 공자 등등 성인들도 이루지 못한 경지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거나 사랑해줄 수는 없다. 이 세상 속에서 나를 옭아매고 있는 비합리적이고 부질없는 기준에서 탈피하고 조금이라도 더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우리에게 그 성공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 이 책에서 주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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