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한 자리에 앉아 구걸하는 거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거지 옆을 지나갔죠. "잔돈 좀 줍쇼." 거지가 웅얼거렸어요. 낡은 야구모자를 습관적으로 내밀면서 말이에요. 행인은 "지금 돈이 없네요." 하고는 물었어요. "그런데 지금 앉아 계신 그건 뭔가요?" 거지는 대답했어요. "이건 그냥 낡은 상자죠. 언제부터 여기 앉았는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나네요." "혹시 상자를 열어본 적이 있으세요?" 행인이 물었어요. "아뇨, 뭐하게요? 어차피 아무것도 없는데요." 거지는 대답했죠. "한 번 열어 보세요." 행인이 권했습니다. 상자를 억지로 비틀어 열어본 거지는 기절초풍하고 말았습니다. 상자 안에는 금덩어리가 가득 차 있었거든요.
이 이야기는 인간의 괴로움에 대한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해결 방법을 외부에서 찾지요. 확인, 안정, 사랑 등등. 하지만 필요한 모든 것은 내부에 있어요. 모든 괴로움의 해결책은 우리 마음 안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괴로움의 원인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거든요. 살면서 불편함은 피할 수 없지만 괴로움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괴로움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나쁜 쪽으로 풀리면 어떡하나.."같은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오는 두려움. 다른 하나는 심리적 고통입니다. 과거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원인이죠. 두려움과 고통은 지금 현재의 것이 아닙니다.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한 생각이 우리를 마음의 감옥에 가두는 주범이죠. 괴로움을 끝내는 방법은 생각을 멈추는 것입니다. 듣기엔 간단하죠. 하지만 생각을 멈춰 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믿기지 않으면 한 번 해 보세요.
지금부터 생각을 멈춰 보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멀스멀 들어오는 생각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억지로 생각을 밀어내려 해도 말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생각을 멈출 수 있을까요? 머릿속의 끊임없는 조잘거림을 어떻게 멈출까요? 생각의 중독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요?
생각의 스위치를 끄는 방법은, '나'는 나의 마음과 다르다는 걸 이해하는 것입니다. 나는 내 생각들이 아니에요. 진짜 나는 그보다 훨씬 무한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내 마음이 곧 '나'라고, 나의 과거가 나를 영원토록 규정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생각은 단지 에고(ego) 일뿐입니다. 에고는 참 이상한 놈이죠.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하는 생존 메커니즘이죠. 바로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자기가 틀렸을 때 화를 내는 겁니다. 그들은 생각이 자기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생각이 틀렸다는 게 밝혀지면 정체성도 망가지는 셈이죠. 하지만 내 생각들이 내가 아님을 알고 나면 에고의 한정된 믿음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어요.
심장이나 대장처럼 마음도 쉬지 않고 일하는 생존의 도구죠. 모든 내장은 우리의 일부이고 우리는 그들의 영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뱃속에서 움직이는 것까지도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유독 마음만은 단단한 받침대 위에 올려 두죠. 이게 바로 '나'라고 주장하면서. 하지만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마음을 받침대에 올려놓은 건 누구일까요? 우리 마음속에 드는 생각을 스스로 비난한다면, 손가락질하는 건 누구일까요? 여러분은 마음을 초월하는 존재입니다. 진정한 자아는 그것보다 훨씬 범위가 넓습니다.
떨칠 수 없는 생각이나 두려움,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끊임없이 생각하는 그 마음에 귀 기울이기. 여러분 마음의 관찰자가 되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마음을 넘어서는 존재가 되어서 생각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습니다. 그냥 파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듯 생각을 지켜보세요. 이때,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평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평가는 생각하는 행위거든요. 마음의 행위죠. 자기 생각이 멍청하거나 똑똑하다고, 좋거나 나쁘다고, 옳거나 그르다고 평가하는 나를 발견하면 그때는 온전한 자신이 아니라 마음을 두 개로 나누고 있는 거예요. 서로 대립시키는 거죠. 그냥 떠오르는 생각들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충분히 들어주고, 취하거나 내치지 말고 그냥 생각들이 흘러 지나가게 내버려 두세요. 그 생각들은 당신이 아니거든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다 보면 나와 나를 사로잡는 안 좋은 마음과 등치 시키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게 하는 의식이 바로 '나'입니다.
에카르트 톨레는 이렇게 썼어요. "생각하는 사람과 당신이 다르다는 걸 아는 순간이 자유의 시작이다." "생각하는 존재를 지켜보기 시작하는 순간 상위 레벨의 의식이 활성화된다." "그러면 생각 너머 저편에 훨씬 넓은 지성이 존재한다는 것과 생각이란 커다란 지성의 영역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함을 깨닫기 시작한다." "또한 진짜 중요한 것들, 아름다움, 사랑, 창조력, 기쁨, 내적 평화 그런 것들이 마음 너머에서 나타남을 알게 된다. 깨우침이 시작되는 것이다."
두 번째, 지금 현재를 의식하기. 다시 말하면, 바로 이 순간 내 주위의 모든 것들, 나의 몸, 뇌로 전달된 감각들, 스스로의 행동들 이런 것들이야말로 지금이죠. 첫 번째 연습법과 마찬가지로 이런 경험들을 평가하지 마세요. 그저 경험해 보세요. 의자에 앉아 있다면 허벅지 아래 의자를 느껴 보세요. 척추의 길이와 굴곡도. 다리를 흔들고 있나요? 가만히 두고 있나요? 발은 모아져 있나요? 떨어져 있나요? "현재의 순간이야말로 당신이 유일하게 가진 것임을 깊이 자각하라. 현재를 삶의 초점으로 만들어라." "현재만이 존재한다. 마음속 기억이나 예상이 있을 뿐 과거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다음에 나무가 보이면, 난생처음으로 나무를 보는 사람처럼 보는 겁니다. 나뭇가지의 모양, 나무껍질의 느낌, 잎사귀 사이로 흘러가는 산들바람의 소리, 모든 감각을 열고 나무를 관찰해 보세요. 사진도 찍지 말고, 분석이나 비교도 하지 말고, 이러면 어땠을까 희망하지도 말고. 이런 모든 생각들이 아름다움 그 자체로부터 주의를 앗아 갑니다. 그저 관찰하세요. 이것이 현재에 머무르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지금의 힘입니다. 부정적 생각이 스며들어오면 스스로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현재에 머물러 있는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여러분은 현재로 돌아올 수 있고 지금 현재에 괴로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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