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소플라즈마 곤디는 원생동물 기생충으로, 기생충답게 더 많은 숙주를 감염시키고 번식하는 게 목표다.
톡소플라즈마가 짝짓기와 번식이 가능한 장소는 이 세상에 딱 한 군데인데 바로 고양잇과의 장내이다.
가령 호랑이나 사자, 흔하게는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의 장 안에서 다른 톡소플라즈마 유전자와 재결합함으로써 짝짓기를 할 수 있게 되고 오오시스트라 불리는 알을 낳는다.
감염된 고양이는 배설물을 통해 사는 곳 주위에 알(오오시스트)을 뿌리게 된다.
알은 아주 튼튼해서 몸 밖에서 몇 달, 심지어 몇 년씩도 살아남는다.
이 기생충은 오로지 고양이 장 내에서만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의 가장 큰 숙제는 어떻게든 고양이 뱃속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톡소플라즈마는 이걸 어떻게 해낼까?
얘네들은 매우 매우 독창적이다. 톡소플라즈마 알은 어디에나 있다. 흙에도 물에도, 말하자면 고양이가 사는 주변에 어디에나 널려 있다. 고양이의 먹잇감, 가령 쥐가 우연히 먹거나 기생충 알에 오염된 물을 마신다.
일단 소화되면 기생충은 쥐의 몸, 그중에서도 특히 뇌로 옮겨간다.
여기서부터가 더 신기한 부분이다.
톡소플라즈마는 뇌를 교란시켜서 두려움을 욕망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
이 기생충은 낭포를 형성시키는데, 특히 편도체에 집중적으로 만든다. 뇌에서 불안과 걱정을 관장하는 부분이다.
쥐는 원래 고양이 냄새를 피하는 게 본능적 행동이지만, 다시 말해 잡아먹힐 일을 피하지만 이제는 고양이 오줌 냄새에 성적으로 끌리게 된다.
그 결과 쥐는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확률이 높아지고, 기생충에겐 또 한 번 생애 주기를 반복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이 기생충은 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많은 동물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침팬지들은 말이 안 되게도 표범에게 애정을 느낀다.
인간의 경우 세 명 중 한 명 꼴로 톡소플라즈마 곤디가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한때는 사람에게 영향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과학자들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은 큰 고양잇과 동물들의 먹잇감이었다.
이 기생충이 사람에게 비슷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톡소플라즈마는 사람 성격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정신질환도 초래한다고 한다.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사람들은 무모한 운전 습관 때문에 차 사고를 많이 내는 경향이 있다.
또한 톡소플라즈마는 자살과 신경증 발병 확률을 높인다고 지목되고 있다.
조현병 환자들 사이에 톡소플라즈마 감염률이 높다는 다수의 연구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심지어 이 기생충이 인구 단위로 집단행동의 변화를 일으켜 국가별 문화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고까지 한다.
톡소플라즈마는 또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고양이 배설물 점토 포장지에 태아에 극히 해로울 수 있으니 임산부는 절대 피하라고 쓰여있다. 고양이 변을 치울 때 주의하고 (장갑을 끼고 처리한 후 손을 꼭 깨끗이 씻고) 고양이에게 주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고양이 대변뿐만 아니라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생색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는 날고기나 덜 익은 고기를 섭취하지 아니하고 조리한 식기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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