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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톨스토이

톨스토이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줄거리

by 글랜필드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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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역시 사랑이다. 신약성서의 그리스도가 가르친 사랑이다. 아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부모가 있어야 사는가? 아니다 부모는 있지만 사랑이 없으면 아이는 살 수 가없다. 사랑이 있어야 사람은 살 수가 있다. 이 작품에서 부모를 잃은 그 아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보살필 수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웃집에 사는 한 여인이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사회가 분열하고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사람들 간의 단절이 심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지혜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이 사랑을 직접 실천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요한복음의 진리와 그리스도의 사랑이 얼마나 강력하고 위대한가를 러시아의 민중들의 삶 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는 요한복음의 어떤 설교보다도 철저한 그리스도교의  '요한의 아가페적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그리스도교는 교회가 가르쳐주는 주는 진리가 아니라 성서의 진리이다. 나사렛 예수는 본래 로마 제국의 핍박과 억압 아래 고통받았던 민족과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자들에게 기적을 행하고 사랑과 용서를 가르쳐 주었고 그들로 하여금 기존의 불합리한 제도 또는 지배층들에게 저항하고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이 돼주었다. 하지만 민중 성격의 이 종교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공인되고 니케아 공의회에 의해 예수의 신적 본질과 성부와의 관계를 삼위일체론으로 정리되어 교리로 선포되었다. 이때부터 기독교는 제도와 권력을 유지하는 도구로 쓰였고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에 대한 치유보다는 잘 사는 자 못 사는 자 상관없이 예수만 믿으면 천국에 간다는 정도의 종교로 변질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일찍이 톨스토이도 모든 다른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진정한 그리스도교를 속속들이 왜곡한 부패한 단체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가 믿은 것은 교회가 아닌 그리스도의 메시지임을 발견하고서 자신의 삶의 나머지를 그의 새로운 신앙을 발전시키며 전파하는데 헌신하였다. 그 때문에 우리는 톨스토이의 작품들에서 진정한 신약성서의 그리스도적 사랑에 대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톨스토이는 모든 저작권과 판매료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고 이 때문에 아내 소피아와 크게 부부싸움을 한다. 그 후 나이 80이 넘어가는 노년에 농민과 같은 삶을 살겠다고 막내딸 알렉산드라를 데리고 가출을 시도하였으나, 기차역인 아스타포보역에서 폐렴으로 생을 마감했다. 죽기 전까지 민중들의 삶에 대해 고민했던 그는 위대한 문호이자 사상가였다.
'내가 지금이라도 농민이 되겠다고 나왔는데 이리 죽게 생겼으니, 죽는 순간이라도 농민이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죽어야 농민으로 죽은 거라고 할 수 있는 거냐?' -레프 톨스토이- 

줄거리
천사 미하일은 하나님에게 '한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오라'는 명을 받았다. 그래서 땅으로 내려와 보니 여인 하나가 막 쌍둥이 딸을 낳고 병든 몸으로 누워있었다. 아기들이 제 엄마 옆에서 꼼지락거렸지만 여인은 아이들에게 젖을 줄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천사 미하일은 본 여인은 슬피 흐느끼며 애원했다. 
"천사님! 남편은 바로 며칠 전에 나무에 깔려 죽었습니다. 제게는 부모 형제도 없고 친척도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제발 절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아이들을 제 손으로 먹이고 키울 수 있게 해 주세요. 아이들은 부모 없이 살아갈 수가 없어요." 

여인을 불쌍히 여긴 미하일은 하늘나라로 돌아가서 하나님에게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서 가서 그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와라. 그러면 세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 가지 진리를 깨달은 뒤에야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미하일은 다시 세상으로 내려와 그 여인의 영혼을 거두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시신이 구르면서 쌍둥이 중 한 아이를 짓누르는 바람에 아이의 한쪽 다리가 못쓰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미하일은 여인의 영혼을 하나님 앞에 바치려고 마을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양쪽 날개가 부러졌다. 그래서 여인의 영홍만 하나님 앞으로 가고 미하일은 벌을 받아 벌거벗은 채 홀로 들판에 버려졌다. 그렇게 인간이 되고 나서야 인간의 고통과 추위와 배고픔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때 근처에 하나님의 교회가 있는 걸 보고 교회 뒤쪽에 추위 피해 앉아 있었다. 날이 어두워졌을 때 세몬이라는 아주 가난한 구두장이가 미하일을 발견하고 본인의 외투를 벗고 그것을 입혀주었고 그의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때 미하일은 세몬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다. 세몬의 집에 도착하자 그의 아내는 불만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새 외투를 사러 나간 남편이 사 오기는커녕 외투를 벗어서 얼굴도 모르는 부랑자에게 입혀 집에 데리고 온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이었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를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하나님 얘기를 꺼냈다.
"하나님이 나를 이 사람에게 보내신 게 틀림없어. 그러지 않았다면 이 사람은 죽고 말았을 거요. 여보, 그렇게 화만 내지 말고 진정해요 ··· 당신 마음엔 하나님이 없단 말이오?"

이 말을 듣고 아내 마트료나는 다시 한번 미하일을 보는 순간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 세몬의 부부와 두 명의 아이들이 당장 내일 먹을 빵이 없었지만 그녀는 그에게 저녁을 차려주었다. 그때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얼굴에서도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사람의 마음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리라'라고 하신 하나님의 첫 번째 말씀이 떠올랐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하일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자기에게 보여주셨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쁜 마음에 처음으로 웃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알지를 못했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미하일은 세몬에게 구두를 수선하는 일을 배웠고 능숙하게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부자가 오더니 1년을 신어도 모양이 변하거나 뜯어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했다. 그런데 그 사람 어깨 뒤에 미하일의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걸 보았다. 그 천사는 그 말고는 아무도 보지 못했고 그날 밤 해가 지기 전에 천사가 그 신사의 영혼을 데려가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날이 저물기 전에 죽을 거라는 것도 모르고 1년을 준비하는구나.' 그때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말씀이 기억이 났다.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두 번째로 미소를 지었다. 친구인 천사를 본 것도 기뻤고 하나님이 그에게 두 번째 진리를 깨닫게 하신 것도 기뻤다. 그러나 아직 한 가지가 남아 있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은 얻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마지막 진리를 알게 해 주실 때까지 기다렸고 미하일이 세몬의 집에 온 지 어느덧 6년이 되었다. 온 가족이 집에 모여 있던 어느 날, 어느 부인이 쌍둥이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에 왔다. 미하일은 그 아이들을 한눈에 알아보았고, 아이들이 지금까지 어떨게 살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부인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난 부모 없이 아이들은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말을 들어주었지. 하지만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자기 젖을 물려 아이들을 이렇게 키웠구나.' 부인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눈물을 흘렸을 때, 그는 그 부인에게서 살아게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세 번째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그를 용서하셨다는 걸 알고서 세 번째로 웃었다.

천사에게서 옷이 벗겨지면서 빛이 온몸을 감쌌고 그는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한 염려가 아니라 사랑으로 사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어머니에게는 아이들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그 부자 역시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 제가 사람이 되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제 힘으로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의 아내가 사랑과 온정을 베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잃은 그 아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보살필 수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웃집에 사는 한 여인이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들이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또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떨어져 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염려하고 돌봄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직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천사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그 소리에 세몬의 집이 흔들리고 천장이 갈라지더니 땅에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세몬부부와 아이들은 바닥에 엎드렸다. 천사의 등에서 날개가 돋아났고, 천사는 하늘로 올라갔다. 세몬이 정신을 차렸을 때 집은 예전 그대로였고 거기에 가족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요한 1서> 4장 12절

"하나님이 우리르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 -<요한 1서> 4장 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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