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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 줄거리

by 글랜필드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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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싯다르타》의 저자 헤르만 헤세

줄거리 및 감상평
소설의 주인공인 싯다르타는 인도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학자, 승려)의 아들이다. 싯다르타는 너무나 아름답고 총명해서 부모님에게는 자부심이고 친구들에게는 동경이며 동네 여인들에게는 욕망의 대상인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속은 항상 어딘가 허전했다. 싯다르타는 절대적인 진리, 초월적인 삶을 갈망하는데 아무리 위대한 스승들에게 가르침을 받아도 그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절친 고빈다와 함께 수도승이 되겠다며 출가했다. 처음에는 산속에 들어가서 단식하고 금욕하는 삶 속에 진리가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내 참선을 통해 잠깐 '나'를 잊을 수는 있어도 결국은 현실의 '나'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고민에 빠져있을 때 싯다르타의 일생을 바꿔 놓을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고타마라는 승려이다. 싯다르타는 그 사람의 미소, 걸음걸이,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그가 진짜로 깨달은 자임을 알아봤다. 하지만 깨달음은 스스로 얻어야만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서 얻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 고타마에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겠다"라고 선언한 뒤 친구 고빈다를 고타마에게 맡겨 두고 홀로 길을 떠났다. 스승 고타마를 떠난 싯다르타는 속세로 돌아갔다. 속세로 돌아온 첫날 그는 아름다운 기생 카말라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이 승려일 때는 인간들의 삶이 허상이고 진짜 세계는 그 너머에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즉 참선, 금욕을 통한 사유가 속세에서 경험한 감각보다 더 우월한 것이 아니라 이 사유와 감각을 동시에 사용할 때 우리가 세계의 진면목과 진정한 깨달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싯다르타'의 두 가지 키워드

첫 번째는 '경험'이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그 누구의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스스로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가르침은 사유와 감각, 해탈과 번뇌가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지만 우리들이 사는 현실은 그렇게 이분화되어 있지 않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니까 가르침을 통해 얻는 깨달음은 현실 세계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인 것이다. 싯다르타는 삶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세계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보는 법을 깨닫는다.

 

두 번째는 '홀로서기'이다.
헤세의 이전 작품 <데미안>에서는 데미안이라는 인도자가 주인공 싱클레어의 자아 찾기를 도왔다면 싯다르타에서는 주인공이 홀로서기를 위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떠난다. 처음엔 아버지를 떠나고 두 번째는 자기를 따라 출가까지 했던 절친 고빈다를 떠난다. 그다음에는 사랑하는 여인 카말라를 떠나고 마지막으로는 가장 떠나보내기 어려웠던 존재 아들까지도 떠나보낸다.  그러니까 싯다르타는 타인의 가르침이 아닌 자신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내 삶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이 오로지 나 하나뿐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가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소설의 끝에는 싯다르타가 스승 고타마에게 두고 온 친구 고빈다를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최고의 스승 밑에서 오랫동안 수련했지만 여전히 가슴속에 허기를 간직한 고빈다는 한눈에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었음을 알아본다. 그래서 고빈다는 "제발 알려줘...", "너에게 도움을 준 사상이 뭐야?",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았니?"라고 싯다르타에게 애걸복걸한다. 우리가 정말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을 자꾸 남에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방황하는 과정까지도 긍정하고 우리 안에 이미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그것을 느끼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헤세는 말한다.
  


마무리하며
작품에 반영된 불교철학, 연기법과 윤회론적 세계관에서 존재에 대한 의미, 그 존재들에 대한 사랑, 실존주의 철학 등등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결국 가장 큰 주제인 헤세의 깨달음에 대한 철학에 대해 말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석가모니는 '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버려라'라고 했다. 즉 깨달음을 얻었으면 부처님의 가르침, 설법 조차도 집착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소설 데미안에서는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즉 태어나고자 한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 싯다르타는 아버지, 스승 고타마, 절친 고빈다, 사랑하는 여인 카말라, 아들에게서 그들의 세계를 떠나며 깨닫는 과정을 보면 불교와 헤세의 철학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며, 결국  '스스로 사유하고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운다면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라고 소설 싯다르타는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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